이승희 ‘낮술’
환희
2024.07.30 08:2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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본문
“패랭이 꽃잎 속으로 조그만 철대문이 열렸다
하굣길 딸내미인가 싶어 슬그머니 들여다보는데
바람이 등을 툭 치고 간다 꽃이 파란 철대문을 소리 내어 닫는다.
등이 서늘하다. 빌딩 사이에 누가 낡은 자전거 한 대를 소처럼 나무에 붙들어 놓았다.
그늘 아래 묵묵히 서 있는 자전거가 날 보고 웃는다 어쩌자는 것이냐 말도 못 하고 나도 웃는다.
햇볕이 비스듬히 떨어진다/그래도 살아보겠다고 직립보행”
-이승희 ‘낮술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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